에즈 빌리지 - 지중해가 보이는 풍경
삶이
내게 무엇을 하냐고 물으면
나는 오늘 그림을 그린다
퓨센의 파란 하늘과
프로방스 보랏빛 라벤다 꽃다발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기다리며,
아들아이와 함께한 눈부시게 생생한 지난 여름의 프라하의 초록색
기억을 꺼내며 물감으로 엉겨 붙은 붓들을 손질한다
깨알같이 작은 하얀 비눗방울처럼
사라지는 풍경들 사이로
손을 흔들며 반기는 사람들의 미소를
오늘 캔버스에 남긴다
흘러가는 구름같이
감미로운 커피향이 사라지기 전에
푸르른 언덕 너머의 찬란한 기억들을
꺼내어 이젤 앞에 세운다
저 멀리 흐릿한 것들은
선명한 형태로 늘 다가 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안의 익숙한 공간으로 그들을
초대한다
삶이 내게 무엇을 하냐고
물으면
나는 오늘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