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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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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25 11:40 조회1,5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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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기 '행복한 정원'(6월30일까지, 서울 남대문 롯데백화점 롯데아트 갤러리)


이승희 `패랭이 꽃` 전문



 착한 사람들은 저렇게 꽃잎마다

 살림을 차리고 살지,호미를 걷어두고,

마당 한켠에 흙 묻은 삽자루 세워두고,

새끼를 꼬듯 여문 자식들 낳아 산에 주고,

들에 주고,한 하늘을 이루어간다지.

저이들을 봐,

꽃잎들의 몸을 열고 닫은 싸리문 사이로

 샘물 같은 웃음과 길 끝으로

 물동이를 이고 가는 모습 보이잖아,

해 지는 저녁,방마다 알전구 달아놓고,

복(福)자 새겨진 밥그릇을 앞에 둔

 가장의 모습,얼마나 늠름하신지.

패랭이 잎잎마다 다 보인다, 다 보여.



-이승희 '패랭이꽃' 전문

 첫 애를 봤을 때 어머님이 하신 말씀 떠오른다. "세상 모든 꽃 중에 제일인 게 인화(人花)다. 잘 가꿔라.가꾸는 정성만큼 더 환하게 자란단다. "세상시계를 멈춰 거꾸로 돌리면 우리는 모두 꽃잎으로 만날 것이다.

어버이날 둘째가 색종이로 만들어준 카네이션에서 싱싱한 꽃내음을 맡았다. 본래의 고운 마음이 빚어내는 꽃은 향기를 퍼뜨린다. 핑크빛 패랭이꽃에는 단란한 가정의 원형(原形)이 숨어있다.

샘물같은 웃음과 마른 목젖을 적셔줄 물동이를 이고 가는 늠름한 가장이 있는 그곳에는 분명 복(福)이 넘치리라.우리는 더이상 꽃(人花)이 되지 못하기에 꽃을 그토록 찬미하는 게 아닐까.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



[시가 있는 갤러리] 한국경제


No.: 220, Read: 96, Vote: 0, 2009/05/13 11: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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