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자취, 서술과 상징 / 박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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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16 01:19 조회1,67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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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정원_한지에 수묵채색(콘테,목탄) 150x211cm 2004
생각의 자취, 서술과 상징
김덕기 展 2004.5.7~ 30 두 아트갤러리
이것은 일종의 민화이고 부적이다. 가족의 안녕을 이미지로 희구하는 차원, 그리고 오늘날 모든 가족에게 가족의 현실과 미래가 그림처럼 낭만적이며 사랑으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간절한 욕망이 절실하게 드리워져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는 마치 십자수를 놓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을 작가를 상상해본다.
작가는 줄곧 자신의 가족과 집을 테마로 그림을 그려왔다. 가족이란 인간의 종족번식에 따른 결합이고 집은 그 번식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소다. 그곳은 세계의 중심이자 절벽이고 내부와 외부의 경계지점이다. 오늘날 가족, 가정은 위태롭고 비애로우며 더러 참혹하다. 그러기에 더욱 가정의 소중함을 애써 말하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철저하게 자신과 가족간의 일상, 삶을 일종의 '생활도'로 그려낸다. 아마도 개인적인 취향, 생활의 반영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그림은 지극히 자전적이다. 부인과 아들 하나를 둔 젊은 가장의 초상이 그림 안에 들어있다. 누군가의 가족앨범을 보는 듯하다. 그림 안에 장욱진의 세계도 드리워져있고 이중섭 그림이 보여주는 가족의 흥건한 살 내음 또한 깃들어 있다. 그러니까 김덕기의 그림은 민화를 거쳐 그 같은 전통에 슬쩍 닿아있다. 그리고 이는 또한 동양화의 전통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연과의 일체를 꿈꾸거나 모든 생명체들과의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그렇다.
이는 <휴일의 정원>같은 그림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 한지 바탕이 그대로 땅이 되고 공간이 되고 어느덧 삶의 배경을 만들어 자리하면서 소우주를 만들어 보인다. 안온한 보금자리 안에 그의 가족, 혹은 누군가의 가족이 모여있다. 한지의 바탕색이 고스란히 드러나 자연스레 여백과 지표를 이뤄준다. 콘테와 목탄, 먹이 비벼져 만든 검은 색조는 상큼하고 독특하다. 이 그림은 드로잉에 가깝다. 가족과 집을 소재로 한 작가의 그림은 동화적 상상력, 희화적인 이미지, 아울러 대중적인 취향에 호소하면서도 동시에 동양화가 지닌 특성과 흥미롭게 연결시키고 잇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마도 현실은 이런 그림이 새삼 필요한 시대인 것도 같다.
art IN CULTURE 2004 6 Exhibition Review
|박영택·미술평론가, 경기대교수
No.: 133, Read: 60, Vote: 0, 2005/04/01 10:32:00
생각의 자취, 서술과 상징
김덕기 展 2004.5.7~ 30 두 아트갤러리
이것은 일종의 민화이고 부적이다. 가족의 안녕을 이미지로 희구하는 차원, 그리고 오늘날 모든 가족에게 가족의 현실과 미래가 그림처럼 낭만적이며 사랑으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간절한 욕망이 절실하게 드리워져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는 마치 십자수를 놓듯이 그림을 그리고 있을 작가를 상상해본다.
작가는 줄곧 자신의 가족과 집을 테마로 그림을 그려왔다. 가족이란 인간의 종족번식에 따른 결합이고 집은 그 번식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소다. 그곳은 세계의 중심이자 절벽이고 내부와 외부의 경계지점이다. 오늘날 가족, 가정은 위태롭고 비애로우며 더러 참혹하다. 그러기에 더욱 가정의 소중함을 애써 말하는지 모르겠다.
작가는 철저하게 자신과 가족간의 일상, 삶을 일종의 '생활도'로 그려낸다. 아마도 개인적인 취향, 생활의 반영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 그림은 지극히 자전적이다. 부인과 아들 하나를 둔 젊은 가장의 초상이 그림 안에 들어있다. 누군가의 가족앨범을 보는 듯하다. 그림 안에 장욱진의 세계도 드리워져있고 이중섭 그림이 보여주는 가족의 흥건한 살 내음 또한 깃들어 있다. 그러니까 김덕기의 그림은 민화를 거쳐 그 같은 전통에 슬쩍 닿아있다. 그리고 이는 또한 동양화의 전통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자연과의 일체를 꿈꾸거나 모든 생명체들과의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그렇다.
이는 <휴일의 정원>같은 그림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 한지 바탕이 그대로 땅이 되고 공간이 되고 어느덧 삶의 배경을 만들어 자리하면서 소우주를 만들어 보인다. 안온한 보금자리 안에 그의 가족, 혹은 누군가의 가족이 모여있다. 한지의 바탕색이 고스란히 드러나 자연스레 여백과 지표를 이뤄준다. 콘테와 목탄, 먹이 비벼져 만든 검은 색조는 상큼하고 독특하다. 이 그림은 드로잉에 가깝다. 가족과 집을 소재로 한 작가의 그림은 동화적 상상력, 희화적인 이미지, 아울러 대중적인 취향에 호소하면서도 동시에 동양화가 지닌 특성과 흥미롭게 연결시키고 잇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마도 현실은 이런 그림이 새삼 필요한 시대인 것도 같다.
art IN CULTURE 2004 6 Exhibition Review
|박영택·미술평론가, 경기대교수
No.: 133, Read: 60, Vote: 0, 2005/04/01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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