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Life];가평 가일미술관 ‘아버지의 이야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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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16 01:20 조회1,6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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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5.4.7
[Culture & Life];가평 가일미술관 ‘아버지의 이야기’展;“다시 부르는 그리운 이름… 아·버·지”
우리 시대 ‘아버지’는 어떤 의미일까? 가평군 청평면 가일미술관(gailart.co.kr)의 기획전 ‘아버지의 이야기’가 내건 화두다. 경기문화재단의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강형구·김덕기·석철주 등 작가 21명이 가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삶의 풍상을 견뎌낸 가장(家長)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시각 이미지로 표현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가족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 속에서 살아가는 가장의 모습을 작은 방에 웅크린채 잠든 사내로 표현한 이흥덕의 ‘화가의 꿈’, 가지가 잘려나간 겨울 나무처럼 상처난 꿈을 가슴으로 삭이며 가족이 기다리는 아파트로 습관처럼 퇴근하는 아버지를 그린 이창연의 ‘아버지의 귀가’에서는 왜소해진 가장의 자화상이 엿보인다.
심우채의 ‘아버지의 초상’에서는 하이얀 모시적삼을 차려 입고 한껏 멋을 낸 아버지의 여유롭고 푸근한 웃음을 만날 수 있다. 이산가족을 찾는 특집 방송을 시청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아버지의 뒷모습, 그가 꿈에도 그리던 고향집 풍경을 거친 칼맛으로 표현한 손기환의 목판화 ‘아버지의 풍경’에선 꼭꼭 눌러 담은 실향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았던 산사(山寺)에서 느낀 경이로움을 먹과 아크릴릭 작업으로 표현한 석철주의 ‘생활일시(소원)’, 때론 바람, 때론 큰 산으로 느껴졌던 어릴적 아버지의 이미지를 먹 그림으로 옮긴 김선두의 ‘행- 큰 산’도 인상적이다.
‘밤새 이놈으 저년으 하고 쌈박질하다가/ 살을 섞는다/ 깨진 살림살이 곁 지친 잠에 떨어진/ 딸년도 밀어놓고/ 단칸 셋방에 눈물로 눈물로만 누워/ 전설같이 살을 섞는다’는 오봉옥의 시를 목판 위에 익살스럽게 형상화한 오경영의 ‘숨결’ 앞에선 웃음이 절로 나온다.
현란한 색채감, 거친 붓 터치가 눈길을 끄는 김효숙의 ‘아버지, 위대한 유산’에서 작가는 “긍정적인 사고방식, 노력하는 정신,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재주, 그림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 한결같은 소신이 아버지가 물려주신 값진 유산이며, 그 위대한 유산은 바로 작가 자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술관은 전시 기간 동안 초·중·고교생 등 관람객이 다양한 미술 재료를 활용해 아버지를 주제로 직접 작품을 제작, 전시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이달 15일에는 ‘작가와의 만남’, ‘아버지를 주제로 한 시 낭송회’, ‘아버지를 위한 미술관 음악회’도 열린다.
전시회를 기획한 홍성미 수석 큐레이터는 “아버지의 흔적, 아버지와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을 통해 바쁜 현대 사회 속에 지나치기 쉬운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31)584-4722
채성진기자 (블로그)dudmie.chosun.com
No.: 134, Read: 47, Vote: 0, 2005/04/16 08:24:51
[Culture & Life];가평 가일미술관 ‘아버지의 이야기’展;“다시 부르는 그리운 이름… 아·버·지”
우리 시대 ‘아버지’는 어떤 의미일까? 가평군 청평면 가일미술관(gailart.co.kr)의 기획전 ‘아버지의 이야기’가 내건 화두다. 경기문화재단의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강형구·김덕기·석철주 등 작가 21명이 가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삶의 풍상을 견뎌낸 가장(家長)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시각 이미지로 표현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가족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 속에서 살아가는 가장의 모습을 작은 방에 웅크린채 잠든 사내로 표현한 이흥덕의 ‘화가의 꿈’, 가지가 잘려나간 겨울 나무처럼 상처난 꿈을 가슴으로 삭이며 가족이 기다리는 아파트로 습관처럼 퇴근하는 아버지를 그린 이창연의 ‘아버지의 귀가’에서는 왜소해진 가장의 자화상이 엿보인다.
심우채의 ‘아버지의 초상’에서는 하이얀 모시적삼을 차려 입고 한껏 멋을 낸 아버지의 여유롭고 푸근한 웃음을 만날 수 있다. 이산가족을 찾는 특집 방송을 시청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아버지의 뒷모습, 그가 꿈에도 그리던 고향집 풍경을 거친 칼맛으로 표현한 손기환의 목판화 ‘아버지의 풍경’에선 꼭꼭 눌러 담은 실향의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았던 산사(山寺)에서 느낀 경이로움을 먹과 아크릴릭 작업으로 표현한 석철주의 ‘생활일시(소원)’, 때론 바람, 때론 큰 산으로 느껴졌던 어릴적 아버지의 이미지를 먹 그림으로 옮긴 김선두의 ‘행- 큰 산’도 인상적이다.
‘밤새 이놈으 저년으 하고 쌈박질하다가/ 살을 섞는다/ 깨진 살림살이 곁 지친 잠에 떨어진/ 딸년도 밀어놓고/ 단칸 셋방에 눈물로 눈물로만 누워/ 전설같이 살을 섞는다’는 오봉옥의 시를 목판 위에 익살스럽게 형상화한 오경영의 ‘숨결’ 앞에선 웃음이 절로 나온다.
현란한 색채감, 거친 붓 터치가 눈길을 끄는 김효숙의 ‘아버지, 위대한 유산’에서 작가는 “긍정적인 사고방식, 노력하는 정신,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재주, 그림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 한결같은 소신이 아버지가 물려주신 값진 유산이며, 그 위대한 유산은 바로 작가 자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술관은 전시 기간 동안 초·중·고교생 등 관람객이 다양한 미술 재료를 활용해 아버지를 주제로 직접 작품을 제작, 전시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이달 15일에는 ‘작가와의 만남’, ‘아버지를 주제로 한 시 낭송회’, ‘아버지를 위한 미술관 음악회’도 열린다.
전시회를 기획한 홍성미 수석 큐레이터는 “아버지의 흔적, 아버지와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을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을 통해 바쁜 현대 사회 속에 지나치기 쉬운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31)584-4722
채성진기자 (블로그)dudmie.chosun.com
No.: 134, Read: 47, Vote: 0, 2005/04/16 08: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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