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여행

울산 여행



달리는 기차 안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눈 앞의 풍경에 잠시 머물며

파란 가을 하늘에 윙크를 지어봅니다

해마다 10월이 오면 우리는 단풍이 시작되는

산을 지명하며 계절의 변화를 얘기합니다

건조한 바람은 차가워지고, 새들은 고향을

찾아 나서지요

우리는 멀어지는 그리움에 잠시 눈물 한방울을

먹음고 충혈된 눈으로 신선하고 투명한 산 기슭

푸르름을 응시합니다

다가오는 눈 앞의 그림들은 빠른 속도로

내 뒤쪽으로 사라집니다

창 밖의 큰 강과 평야가 보입니다

귤농장과 양지바른 밭 배추단이 단정히 줄을

맞춰 앉아 있지요

달리는 기차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떠올리겠지요

검정색 밤 속에 크고 작은 도시의 불 빛들이

밤하늘 별들처럼 다가왔다가 멀어집니다

명랑한 목소리의 안내 방송이 나오면 사람들은 여럿이

이름 모를 이 작은 도시에 머물기 위해 짐을 챙기고 기지개를 펴며

달리는 기차 저 멀리로 멀어져 갑니다

달리는 기차 안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습니다

지울 수 있는 생각들과 얻을 수 있는 따스한 심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11 . 10 .12





No.: 172, Read: 42, Vote: 0, 2011/12/23 00: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