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에 미소를 주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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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1-04-22 01:15 조회60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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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웃음소리 . 150×210 cm · 장지에 혼합재료 · 2005
내 그림에 미소를 주는 사람들
김덕기 / 화가
나는 ‘시간, 세월, 인생, 나이’라는 테마로 첫 개인전을 열며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청소년기에 부모님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외롭게 나의 길을 다자인해 온 터라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살아가는 것은 내게 가장 큰 행운이며 행복이다.
6.25 직후 개성이 고향이신 아버님께서는 월남하여 경기도 여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셨다. 1905년 출생하신 아버지는 막내인 나를 65세 때 얻으셨고, 할아버지 같은 아버지 곁에서 난 어린시절을 보냈다. 백발의 노인은 언제나 내 그림공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미대생으로의 생활은 그렇게 열의는 없었지만 군 입대 후 상병 때 중대장님과 함께한 인사동 나들이는 내가 본격적으로 그림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중대장님은 내게 문방사우를 선물해 주시며 제대 전날까지 일과시간이 끝나고 교관연구실을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만약 주위 사람들의 이런 사랑이 없었다면 난 아마 계속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우리들의 일상과 행사, 눈물나게 하는 사랑, 계절을 나무와 꽃 등의 자연을 통해 표했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아들아이는 미술 잡지나 대중매체에 나오는 내 사진과 내 그림을 먼저 알아보고 아빠인 나를 인정해준다. 그러나 자신이 그린 그림에는 나의 도움이 어설프다며 못마땅해 한다. 아이는 자기세계를 침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이의 그림에는 어김없이 아빠, 엄마, 그리고 자신의 자화상이 등장한다. 하나 같이 입가에 미소가 양쪽 눈 아래까지 올라온다. 아이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 행복한 시절을 노래하는 중이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면 너무나 사랑스러워 가슴이 뜨거워진다. 1985년 서울예고 유학시절 고1 여름방학, 82세에 영면에 드신 아버지께서도 작은 나를 바라보며 같은 생각에 잠기셨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무지개’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다. 첫 전시회에서 내가 나를 낳아 길러주신 ‘아버지의 인생’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아이들로 인해 우리가 아름다운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버지께 받은 크나 큰 사랑, 그 사랑으로 오늘도 내 아이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값없이 내게 주어진 아름다운 인생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
좋은 생각 7
No.: 123, Read: 382, Vote: 0, 2006/05/22 23:48:43
내 그림에 미소를 주는 사람들
김덕기 / 화가
나는 ‘시간, 세월, 인생, 나이’라는 테마로 첫 개인전을 열며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청소년기에 부모님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외롭게 나의 길을 다자인해 온 터라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살아가는 것은 내게 가장 큰 행운이며 행복이다.
6.25 직후 개성이 고향이신 아버님께서는 월남하여 경기도 여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셨다. 1905년 출생하신 아버지는 막내인 나를 65세 때 얻으셨고, 할아버지 같은 아버지 곁에서 난 어린시절을 보냈다. 백발의 노인은 언제나 내 그림공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미대생으로의 생활은 그렇게 열의는 없었지만 군 입대 후 상병 때 중대장님과 함께한 인사동 나들이는 내가 본격적으로 그림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중대장님은 내게 문방사우를 선물해 주시며 제대 전날까지 일과시간이 끝나고 교관연구실을 작업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만약 주위 사람들의 이런 사랑이 없었다면 난 아마 계속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우리들의 일상과 행사, 눈물나게 하는 사랑, 계절을 나무와 꽃 등의 자연을 통해 표했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아들아이는 미술 잡지나 대중매체에 나오는 내 사진과 내 그림을 먼저 알아보고 아빠인 나를 인정해준다. 그러나 자신이 그린 그림에는 나의 도움이 어설프다며 못마땅해 한다. 아이는 자기세계를 침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이의 그림에는 어김없이 아빠, 엄마, 그리고 자신의 자화상이 등장한다. 하나 같이 입가에 미소가 양쪽 눈 아래까지 올라온다. 아이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 행복한 시절을 노래하는 중이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면 너무나 사랑스러워 가슴이 뜨거워진다. 1985년 서울예고 유학시절 고1 여름방학, 82세에 영면에 드신 아버지께서도 작은 나를 바라보며 같은 생각에 잠기셨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무지개’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가졌다. 첫 전시회에서 내가 나를 낳아 길러주신 ‘아버지의 인생’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아이들로 인해 우리가 아름다운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버지께 받은 크나 큰 사랑, 그 사랑으로 오늘도 내 아이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값없이 내게 주어진 아름다운 인생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
좋은 생각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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