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가을이 그더운 여름을 밀어내고 이 만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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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1-04-08 18:00 조회6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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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그더운 여름을 밀어내고 이 만큼 다가왔다.



교실 창문을 열면 산들산들 바람이 춤을 추며 학생들 머리 위에 흔적을 남긴다. 하늘은 다시 푸르고 매우 맑았고, 새들은 아직 푸르른 숲속을 날아다닌다.

잠시라도 떨어져있으면 보고 싶어 그리워지는 얼굴, 나의 아내, 아들 의지니의 엄마.... 지난 밤 아들아이는 문득 유치원을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내게 비춘다.

"아빠, 내일은 몇 일이야,~~" 쪽지를 가지고 내게로 오면서 적어 달라고[기록해 달라고] 한다.
글자에 관해서 관심이 많아진 의진, 여섯 살짜리는 요즘 동료들이 하나, 둘, 눈을 뜨고 있어 자신의 느린 변화에 조금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내 가슴 가득 안기는 아이, 뚝뚝 눈물을 흘리며 슬픈 자아를 발견하고, 사랑의 대상이 되어버린 자아를 확인하려한다.
금방 잠을 청하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에게 근심 하나를 던져준다.
작은 묘목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나 자신을 대신해 묘사해달라고 표현하고 드러내려고 하는가? 시원한 바람, 자작나무에 걸터 앉은 매미소리... 구름 사이로 거부할 수 없는 환하고 강력한 빛이 [태양 빛이] 교실을 가득 채운다.

우리를 걷게 하고 숨쉬게 하는 힘의 근원, 생명 주시는 이 앞에 작은 우리는 서 있다.

DUK-KI KIM

20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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