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 초현리의 기억_ 겨울의 기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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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1-04-08 18:04 조회78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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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군 초현리의 기억_ 겨울의 기억속으로...
낙엽을 밟으며 걷던 시절이 금새 지고 앙상한 가지에 친구로
찾아오는 쌀쌀한 바람을 느끼는 겨울이 피어 나고 있습니다.
무성하던 초록여름의 숲은 사라지고 그 아랫쪽 물가옆 마른갈대
아래로 철새 오리들은 바람을 피해 들어 앉을 집을 틀죠.
외관상으론 쓸쓸하고 삭막해 보이는 길고 긴 겨울을 지나, 꽃
피어오르는 봄이 오기에 언제나 그랬듯이 즐거움을 노래하도록 하죠!
어느 양지 많은 작은 산 속 바람없는 황금잔디 위에 날아 드는 산비둘기
그 한쌍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날개열고 다음 곳으로 날아갑니다.
얼음 언 겨울 강변 건초를 모아 태우는 낚시아저씨의 시린 어깨 위로
날아 드는 작은 새들의 어른거림이 구름없는 겨울 창공을 따스하게 데워줍니다.
은빛 날개 펴고 하늘을 가르는 공군 비행 연습기의 따가운 소리가 그리워지는
겨울은 고향의 밤나무 아래서의 예쁘고 희미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게 합니다.
" 겨울의 기억 속으로.. 중에서" by dukgiart
경기도 여주는 군사 작전 지역으로 특히나 비행 사격연습을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파란 창공에 굴을 뚫는 굉음이
사시사철에 들려 오죠. 옥수수아래 그늘에서도 볼 수 있는
제트기, 작은다리 아래 송사리를 잡다가도 보이는 비행기들,
겨울들판 연을 날릴 때에도 그위를 가로지르는 은빛의 용사
들을 볼 수 있죠. 주일 오후 사격이 없는 날에는 모래와 땅
콩이 많은 이웃 동네 백성리라는 곳을 갑니다. 형들과 그곳
에서 탄피를 줍곤했죠. 땅콩서리와 무우서리로 동리 아이들
의 배는 그득하고 얼굴은 까마 까막 촌티나게 우글 대던 그
시절... 그런 지역적인 공간이 오늘 내겐 소중한 꿈들과 한
자락 실마리를 풀어가게 하는 화두가 되어갑니다.
길게 늘어진 강줄기와 벌판으로 나아가는 중간의 지형은 음
푹 들어가 있어 큰 비의 장마철이 되면 여러 모양의 늪이
생기죠. 용이 나온다는 작은 야산 바위 아래에 있는 용진늪,
꾸정물이 늘 고여 있다고 해서 지어진 구정늪,멀리 안가 길
게 놓이 긴늪, 고산아래 있다고 해서 붙여진 고산늪...이렇
틋 아름다운 늪들은 여러 동식물의 낙원이 되었고, 동네 어
른들과 형들은 이곳에서 망태기를 가지고 가물치,민물새우,
붕어,물방개를 잡아 겨울 저녁상을 푸집하게 차리곤 했죠.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은 땅콩잎으로 5월 부터 9,10월 까지
늘 푸르게 옷을 입었고, 쫑과 케리는 참을 내온 아줌마들을
따라나와 옥수수밭과 무밭을 번갈아가며 활주했고, 아버지
와 동네 아저씨들은 막걸리를 벌컥 벌컥 들이키시며 아! 시
원하다 하시며 호박쌈에 하얀쌀밥을 내주먹 만큼 담아 뻘건
고추장 얹고 거문굴이 보이는 입속으로 집어 넣으셨죠.
겨누리 시간은 얘들도 조용해져 아줌마 곁이나 어머니 옆에
앉아 뜨끈한 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 쩝쩝대며 먹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주의 평야는 저의 기억속에 영원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맨두산(만두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아래는 큰 소나
무들이 우거져 있어 꿩과 솔새 다람쥐와 개구리들이 많이 살았죠.
지금은 그 앞으로 큰 도로가 생겨 소나무 숲이 사라졌죠. 제 기억
속에서만 숨을 쉬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누런 솔입을 비료 푸대에
가득 담아 집 군불을 때던 추억이 새록새록 풍겨납니다.
여름의 태양의 힘으로 검푸르게 무루익은 8월의 어느날 곤충 채집
숙제를 하고 집으로 들어 오는데 앞 마당 깻단 위의 고추잠자리가
날아와 앉아 있길래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잠자리 꼬리를 잡아 채
며...잡았다! 하며 기분이 좋게 녹슨 철대문을 들어서는데 회색벽
아래 또아리를 틀고 있는 살모사가 혀를 낼름낼름 하고 있었죠!
어무나...~~` 아버지는 집에 있으셨고 이윽고 아버지께 상황을 보
고했죠. 얼마후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큰 누나 방의 연탄불 위
에 약탕기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앞마당 답싸리 뒤와 돼지울간 뒷
쪽 편은 가기가 싫었습니다. 낼름거리는 혀를 가진 살모사가 기다
리고 있을 것 같아서요?
여주군 초현리의 추억... 中에서
김덕기
No.: 110, Read: 113, Vote: 0, 2005/01/11 13:33:24
낙엽을 밟으며 걷던 시절이 금새 지고 앙상한 가지에 친구로
찾아오는 쌀쌀한 바람을 느끼는 겨울이 피어 나고 있습니다.
무성하던 초록여름의 숲은 사라지고 그 아랫쪽 물가옆 마른갈대
아래로 철새 오리들은 바람을 피해 들어 앉을 집을 틀죠.
외관상으론 쓸쓸하고 삭막해 보이는 길고 긴 겨울을 지나, 꽃
피어오르는 봄이 오기에 언제나 그랬듯이 즐거움을 노래하도록 하죠!
어느 양지 많은 작은 산 속 바람없는 황금잔디 위에 날아 드는 산비둘기
그 한쌍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날개열고 다음 곳으로 날아갑니다.
얼음 언 겨울 강변 건초를 모아 태우는 낚시아저씨의 시린 어깨 위로
날아 드는 작은 새들의 어른거림이 구름없는 겨울 창공을 따스하게 데워줍니다.
은빛 날개 펴고 하늘을 가르는 공군 비행 연습기의 따가운 소리가 그리워지는
겨울은 고향의 밤나무 아래서의 예쁘고 희미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게 합니다.
" 겨울의 기억 속으로.. 중에서" by dukgiart
경기도 여주는 군사 작전 지역으로 특히나 비행 사격연습을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파란 창공에 굴을 뚫는 굉음이
사시사철에 들려 오죠. 옥수수아래 그늘에서도 볼 수 있는
제트기, 작은다리 아래 송사리를 잡다가도 보이는 비행기들,
겨울들판 연을 날릴 때에도 그위를 가로지르는 은빛의 용사
들을 볼 수 있죠. 주일 오후 사격이 없는 날에는 모래와 땅
콩이 많은 이웃 동네 백성리라는 곳을 갑니다. 형들과 그곳
에서 탄피를 줍곤했죠. 땅콩서리와 무우서리로 동리 아이들
의 배는 그득하고 얼굴은 까마 까막 촌티나게 우글 대던 그
시절... 그런 지역적인 공간이 오늘 내겐 소중한 꿈들과 한
자락 실마리를 풀어가게 하는 화두가 되어갑니다.
길게 늘어진 강줄기와 벌판으로 나아가는 중간의 지형은 음
푹 들어가 있어 큰 비의 장마철이 되면 여러 모양의 늪이
생기죠. 용이 나온다는 작은 야산 바위 아래에 있는 용진늪,
꾸정물이 늘 고여 있다고 해서 지어진 구정늪,멀리 안가 길
게 놓이 긴늪, 고산아래 있다고 해서 붙여진 고산늪...이렇
틋 아름다운 늪들은 여러 동식물의 낙원이 되었고, 동네 어
른들과 형들은 이곳에서 망태기를 가지고 가물치,민물새우,
붕어,물방개를 잡아 겨울 저녁상을 푸집하게 차리곤 했죠.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은 땅콩잎으로 5월 부터 9,10월 까지
늘 푸르게 옷을 입었고, 쫑과 케리는 참을 내온 아줌마들을
따라나와 옥수수밭과 무밭을 번갈아가며 활주했고, 아버지
와 동네 아저씨들은 막걸리를 벌컥 벌컥 들이키시며 아! 시
원하다 하시며 호박쌈에 하얀쌀밥을 내주먹 만큼 담아 뻘건
고추장 얹고 거문굴이 보이는 입속으로 집어 넣으셨죠.
겨누리 시간은 얘들도 조용해져 아줌마 곁이나 어머니 옆에
앉아 뜨끈한 국수 국물에 밥을 말아 쩝쩝대며 먹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주의 평야는 저의 기억속에 영원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맨두산(만두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아래는 큰 소나
무들이 우거져 있어 꿩과 솔새 다람쥐와 개구리들이 많이 살았죠.
지금은 그 앞으로 큰 도로가 생겨 소나무 숲이 사라졌죠. 제 기억
속에서만 숨을 쉬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누런 솔입을 비료 푸대에
가득 담아 집 군불을 때던 추억이 새록새록 풍겨납니다.
여름의 태양의 힘으로 검푸르게 무루익은 8월의 어느날 곤충 채집
숙제를 하고 집으로 들어 오는데 앞 마당 깻단 위의 고추잠자리가
날아와 앉아 있길래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잠자리 꼬리를 잡아 채
며...잡았다! 하며 기분이 좋게 녹슨 철대문을 들어서는데 회색벽
아래 또아리를 틀고 있는 살모사가 혀를 낼름낼름 하고 있었죠!
어무나...~~` 아버지는 집에 있으셨고 이윽고 아버지께 상황을 보
고했죠. 얼마후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큰 누나 방의 연탄불 위
에 약탕기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앞마당 답싸리 뒤와 돼지울간 뒷
쪽 편은 가기가 싫었습니다. 낼름거리는 혀를 가진 살모사가 기다
리고 있을 것 같아서요?
여주군 초현리의 추억... 中에서
김덕기
No.: 110, Read: 113, Vote: 0, 2005/01/11 13: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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