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골의 가을 오후

휴일의 정원_한지에 수묵채색(콘테,목탄) 150x211cm 2004



버들골의 가을 오후

가을 하늘이 높고 푸르렀다
어느덧 잔디의 색이 누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연을 날리는 가족의 모습
사진을 찍는 연인의 모습
돛자리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모습
음식을 먹으며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넓게 펼쳐진 잔디 밭 위에 가득하다

시원한 바람 . 아직 따사로운 눈부신 태양 빛이
가을 오후를 탐스럽게 한다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여러 표정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의미를 환기시키며 이렇게 햇살 가득한 가을 오후의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은행이 주렁주렁 달린 은행나무 가지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나누는 것 처럼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놓고
잠자리들은 파란 하늘 이곳 저곳에 그림을 그리며
날아 다닌다

가을 하늘이 높고 푸르르다

누워 숨을 쉰다

풀냄새가 코끝에서 가슴 가득 채워진다
긴장된 몸이 제자리를 찾는 것 같다
깔깔대며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
지금 내 곁에 누워 찍어놓은 이미지를
하나, 둘 들춰내어 바라본다
깔깔~~ 까르르.....

누워 하늘을 본다
흰구름이 흘러간다
푸르고 높은 하늘 . 이 곳 저 곳에서 잠시
머물다 다른 모양으로 변하며 자리를
뜬다

바람은 풀 냄새를 전달해준다
신선한 향기가 코 끝으로 내 가슴 가득
내 몸 가득 채워진다

나는 . 여러 집중된 . 무거운 생각을 따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비로사 쉬고 있는 나를 . 나에게 관심을 보낸다

행복
내 곁에 아내가 누워있고
아들 아이는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고
넓은 잔디로 달린다

큰 하늘 아래 나무 . 나무 그늘 아래
우리는 아주 낮고 작게 스케치된다

감사
가을을 느끼며
시간을 낼 수 있어
고맙다

중요한 것은 내 곁에 있다

2005. 10. 16 [painting]
2005. 10. 17 [write]






No.: 118, Read: 186, Vote: 0, 2005/10/17 09:3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