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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멀리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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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2-04-05 18:10 조회2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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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멀리 나왔어요

아주 멀리 나왔어요
해뜨는 산등성이 위로 빛이 올라와요
희미한 꿈들이 달여와요
떨어진 은행나무 잎이 작은 바람에 뒹글어요
여기 모냉이 7월이 시작되요
상가집에 가는 이웃과 저녁콩밭에서 땀흘리며 김매는 이웃이 함박웃을 날려요
아주 더운 날이 계속되요
한창하는 그림 속엔 열매들이 주렁주렁 영글어가요
산과 산이 연결되어 인사하고 돌아서요
태양은 고즈넉하게 중앙에 자리해요
구름없는 날이예요
채송화가 방긋웃는 화분들 사이로 청개구리 삐져나와요
청포도처럼 연한 등이 말랑 말랑해요
촉촉한 땅 위로 작고 파란 친구들이 고개를 들어요
얼마 후면 일을 달라고 할 애들이지요
어깨가 살살하라고 얘기하는 오후 5시가 되요
내일은 비가 많이 온데요
작은 틈을 발견하는 건 비님이시지요
대구르르 벽을 타고 내려오는 근심덩어리예요
이웃에게 혼을 내달라고 아침에 찾아갔지요
친절한 이웃 지붕에 올라 해결책을 찾아요
이번 비온 후 해결되길 바래요
이마에 떨어지는 땀과 바람이 만나니 시원해요
지금은 집으로 가고 있어요
이번에 올 땐 몇 병의 탄산수를 사서 올려구요
오후에 얼음과 같이 마시면 더위를 견디기에 좋을 거 같아요
지금 창밖엔 어둠이 내려오네요
트럭들과 버스 그리고 자동차 꽁무니에 빨강불이 눈에 들어와요
저기 톨게이트가 내게 다가와요
아니 내가 탄 버스가 다가가나
수요일 저녁엔 당신을 봐요
노래하는 당신을 봐요
차가울 수도 있고 부드러울 수도 있는 노래들이지요
가로수들이 빠르게 지나가고요
저녁에 반포나루에 가보려해요
날이 흐려 별은 없겠네요
점점 집 가까이에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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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 주 수요일 저녁
서울행 동부 고속버스 안에서

2012 . 07 . 04




No.: 192, Read: 33, Vote: 0, 2012/08/01 19: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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