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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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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3-05-16 14:10 조회1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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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길 위에서


어제는 덕산리를 찾았고
오늘은 석우리를 찾았다.
가던 길들이 아닌 새로이 내 눈앞에 열리고만 길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응달에 쌓였던 겨울동안의 눈들은 길위에서 모두 녹고, 시멘트
뚝방길이 가지런히 정돈된 듯 길게 늘어서 있다.
금당천 하류 쪽으로는 푸른들을 가면서 자주 달려가 보았지만
상류 쪽을 향한 길을 오늘 발견하고, 5년만에 그 길로 상류 쪽을 향해
달려간다.
널찍한 논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좌우 산들 사이에 집들이 모여 있다.
평야라고까지는 아니지만 지는 노을을 가득 담을 수 있는 큰 호수만한 곳들도 나온다.
생각했던 것 보다도 시야가 멀리까지 볼 수 있는 평야가 마음을 평온하게하는 거 같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길들은 대부분 포장이 되어있고
금당천을 두고 여러 개의 다리를 지난다.
유년시절 찾아왔을 것 같은 전설과도 같은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선돌이 있는 석우리라는 마을엔 오래된 고목들과 양어장이 먼저 보이기 사작한다.
두 개의 동그란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그림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고
어린이 놀이터가 좀 낡기는했지만 정답게 보이는 길 위에 있다.
놀이 기구들은 페인트 칠이 베껴져있어 오랫동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머문 곳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이 곳에서 놀던 애들은 지금쯤 모두 시집, 장가갔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오래된 놀이터다.
뽀족산 봉우리가 저기 산들 너머로 내 스튜디오에서 보였었는데 그 산이 바로 앞에 있는 마을에 나는 와 있다.
가을 들판의 풍요도 있고, 초록 들판의 싱그러움도 슬쩍 비치는 동네를 그려본다.
지금은 봄날들이 오기전의 겨울, 차가운 바람이 해 떨어진 마을로 불어온다.
온 길을 다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에 시계를 보니 한 시간쯤 자전거를 타고 여기까지 온듯하다.
속력을 내자!
밥통의 밥이 모두 잘 되어있겠지?
따뜻한 저녁 생각이 문득 든다.
달리자!


2013. 2. .21.






No.: 209, Read: 34, Vote: 0, 2013/04/29 01: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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