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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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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1-02-22 23:23 조회5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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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봄부터 여름까지 가을부터 겨울까지 꽉 차면 한 해가 마무리된다.

날이 날에게 말을 하고 다음의 할 일을 전해준다.

따가운 볕을 받을 때에도 찬 서리 남게 하는 밤에도

날은 날에게 다음의 할 일을 전해준다.

선물을 주고받는 축제의 밤과 화려한 차림의 의상으로

거리는 싱그럽도록 감미로운 풍경이 그려진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날은 날에게

낮은 밤으로 밤은 낮에게 할 일을 부탁하며 새 계절을 부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

꽃향기가 가득한 봄날의 잔상도 푸른 나무들이 무성한 여름도

그들의 속삭임 뒤로 물러서고, 눈사람을 만들던 겨울의 추억과 길가의

수북히 싸인 낙엽을 모으는 가을이 연기처럼 다가선다.

낮에는 완연히 보이던 그 나무가 밤이 되면 어둑하니 멀리 서있고

밤에는 그토록 반짝이던 별들이 낮이 되면 태양빛 속으로 사라진다.

해가 뜨고 지기를 아주 여러 번, 달이 뜨고 지기를 아주 여러 번

사랑하던 님들을 보내고, 사랑하는 님들을 맞이한다.


dukki




No.: 60, Read: 27, Vote: 0, 2005/01/06 11: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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