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기, 행복의 마음텃밭에 생명의 씨앗을 심다 / 김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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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8-08-11 00:48 조회78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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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기, 행복의 마음텃밭에 생명의 씨앗을 심다
김윤섭(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ㆍ미술사 박사)
행복의 조건이 따로 있을까? 이에 대해 2002년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 결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가 1위를 차지하고, 2위는 자기 자신에 대해 감사하기, 3위는 꿈을 갖고 하루에 충실하기, 4위는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의 행복전도사로 알려진 작가 프랑수와 를로르는 책 <꾸뻬씨의 행복여행>에서 행복의 23가지 조건 중 첫 번째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덕목을 꼽았다. 김덕기 작가 역시 작품의 주제를 ‘행복’으로 삼고 있다. 그가 전하는 행복이야기에는 어떤 특별함이 담겨 있을까?
그가 전하는 행복의 조건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포착한 생활일기와도 같다. 즐거움을 전하는 친근한 일상이 바로 행복의 원천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캔버스 전체를 따뜻하게 데워서 그린 듯, 화면 전체에 감도는 특유의 온기는 관람객을 더없이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어머니의 품안에서 숨결을 타고 감도는 속삭임을 들으며 잠이 드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한다. 누구든 그의 이야기에 쉽게 중독되고, 밀려드는 행복한 미소를 떨칠 수가 없다. 볼수록 샘솟는 행복한 생명의 기운이 따로 없다.
그래서일까, 김덕기의 작품이미지는 여러 저명한 문학작품에 단골로 등장한다. 정채봉 잠언집(샘터), 김용택 시집(마음산책), 이어령 산문집(문학사상사), 박완서 장편소설-아주 오래된 농담(실천문학), 박완서 소설집-기나긴 하루(문학동네) 등 적지 않은 수를 자랑한다. 웬만한 회사는 그의 작품으로 캘린더라도 만들어 따사로운 감성을 나누길 갈망할 정도이다. 이처럼 더없이 밝고 다양한 색채로 옮긴 일상의 친숙함은 김덕기 작품의 경쟁력이자,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변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덕기의 작업실이 있는 여주는 그의 고향이다. 정감어린 산등성을 등 뒤에 두고, 앞쪽엔 적당히 너른 평야에 논밭이 자리 잡았고, 더 멀리로는 강줄기와 겹겹이 교차된 산줄기들이 늘어섰다. 굳이 풍수전문가의 도움을 빌지 않아도 참으로 명당임이 분명하다. 이런 좋은 기운들은 고스란히 김 작가의 작품에 옮겨져 있다. 이대원 화백이 생전에 일평생 자신의 과수원에 머물며 사계절을 담은 것처럼, 김덕기 작가 역시 고향 작업실에서 모티브를 찾은 것이다. 대표적인 시리즈인 ‘즐거운 집과 정원’ 작품들의 배경과 주요 모티브도 모두 작업실 주변 풍광으로 빚은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주로 단순화된 원색의 바탕에 작은 색점들이 수없이 겹치면서 ‘김덕기식 하모니’로 연출된다. 톡톡 튀는 특유의 율동감과 리듬감은 한국의 전통적 미감을 ‘오방색의 현대적 환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주변 환경의 구성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작게 묘사된 인물들이지만, 이미 그 풍경 전체를 감싸는 분위기가 주인공들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짐작케 한다. 마치 저 멀리 거대한 오로라를 바라보고 선 작은 인물이 얼마나 큰 황홀경에 심취해 있을까 충분히 알 수 있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번 초대전에는 특유의 밝고 경쾌한 원색조 색감으로 가족의 일상을 옮긴 ‘즐거운 가족-정원’ 시리즈가 주를 이룬다. 전면에 한가득 꽃들이 만발한 꽃밭을 포진시키고, 그 너머로도 형형색색 점들의 각양각색 꽃밭이 이어진다. 그 사이로 움직임을 가진 모든 것은 가족 구성원이다. 부부와 아이들은 꽃에 물을 주거나 자전거와 그네를 타고 있다. 그 주변엔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여러 쌍의 새들은 쉴 새 없이 지저귀며 연신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 보다 더 행복한 풍경이 어디 있을까? 이곳이 곧 김덕기가 찾은 여주의 무릉도원인 셈이다.
김덕기의 그림들을 잘 살펴보면 비록 채색재료는 서양의 물감을 사용했지만, 그 근간은 지극히 한국화적이란 점을 눈치 챌 수 있다. 실제로 그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때문에 김 작가의 작품은 동양적인 미학코드로 읽을 때 더 편하고 매력적이다. 가령, 단순화된 색면으로 여백을 살린 가족시리즈는 ‘관념산수’로 비유할 수 있고, 원근법을 적절하게 살린 최근의 여행시리즈는 ‘실경산수’에 빗댈 수 있다. 그리고 풍경 속 인물을 아주 작게 표현했으면서도, 주변풍경의 정황으로 그 인물들의 감정까지 엿보이게 처리한 것은 전통 산수화 특유의 ‘점경인물(點景人物)’ 표현기법에서 차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모든 생명에는 뿌리가 있듯, 아무리 화려한 꽃이라도 되짚어보면 아주 작은 씨앗에서 출발했다. 그래서일까, 꽃으로 행복의 기운을 뿜어내는 김덕기 작가는 그림이 태어나는 과정을 ‘농부의 농사짓기’에 비유한다. 마른 땅을 윤택하게 일구어 씨앗을 뿌리 듯 그만의 ‘마음텃밭’에 생명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황금빛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그림이 유독 싱싱한 생동의 기운이 넘치는 이유 역시 작가의 마음을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하지만 특별함의 단초를 품은 일상이 김덕기의 화폭과 만날 때,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어김없이 행복의 노래가 시작된다.
김윤섭(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ㆍ미술사 박사)
행복의 조건이 따로 있을까? 이에 대해 2002년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 결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가 1위를 차지하고, 2위는 자기 자신에 대해 감사하기, 3위는 꿈을 갖고 하루에 충실하기, 4위는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의 행복전도사로 알려진 작가 프랑수와 를로르는 책 <꾸뻬씨의 행복여행>에서 행복의 23가지 조건 중 첫 번째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덕목을 꼽았다. 김덕기 작가 역시 작품의 주제를 ‘행복’으로 삼고 있다. 그가 전하는 행복이야기에는 어떤 특별함이 담겨 있을까?
그가 전하는 행복의 조건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포착한 생활일기와도 같다. 즐거움을 전하는 친근한 일상이 바로 행복의 원천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캔버스 전체를 따뜻하게 데워서 그린 듯, 화면 전체에 감도는 특유의 온기는 관람객을 더없이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어머니의 품안에서 숨결을 타고 감도는 속삭임을 들으며 잠이 드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한다. 누구든 그의 이야기에 쉽게 중독되고, 밀려드는 행복한 미소를 떨칠 수가 없다. 볼수록 샘솟는 행복한 생명의 기운이 따로 없다.
그래서일까, 김덕기의 작품이미지는 여러 저명한 문학작품에 단골로 등장한다. 정채봉 잠언집(샘터), 김용택 시집(마음산책), 이어령 산문집(문학사상사), 박완서 장편소설-아주 오래된 농담(실천문학), 박완서 소설집-기나긴 하루(문학동네) 등 적지 않은 수를 자랑한다. 웬만한 회사는 그의 작품으로 캘린더라도 만들어 따사로운 감성을 나누길 갈망할 정도이다. 이처럼 더없이 밝고 다양한 색채로 옮긴 일상의 친숙함은 김덕기 작품의 경쟁력이자,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변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덕기의 작업실이 있는 여주는 그의 고향이다. 정감어린 산등성을 등 뒤에 두고, 앞쪽엔 적당히 너른 평야에 논밭이 자리 잡았고, 더 멀리로는 강줄기와 겹겹이 교차된 산줄기들이 늘어섰다. 굳이 풍수전문가의 도움을 빌지 않아도 참으로 명당임이 분명하다. 이런 좋은 기운들은 고스란히 김 작가의 작품에 옮겨져 있다. 이대원 화백이 생전에 일평생 자신의 과수원에 머물며 사계절을 담은 것처럼, 김덕기 작가 역시 고향 작업실에서 모티브를 찾은 것이다. 대표적인 시리즈인 ‘즐거운 집과 정원’ 작품들의 배경과 주요 모티브도 모두 작업실 주변 풍광으로 빚은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주로 단순화된 원색의 바탕에 작은 색점들이 수없이 겹치면서 ‘김덕기식 하모니’로 연출된다. 톡톡 튀는 특유의 율동감과 리듬감은 한국의 전통적 미감을 ‘오방색의 현대적 환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주변 환경의 구성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작게 묘사된 인물들이지만, 이미 그 풍경 전체를 감싸는 분위기가 주인공들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짐작케 한다. 마치 저 멀리 거대한 오로라를 바라보고 선 작은 인물이 얼마나 큰 황홀경에 심취해 있을까 충분히 알 수 있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번 초대전에는 특유의 밝고 경쾌한 원색조 색감으로 가족의 일상을 옮긴 ‘즐거운 가족-정원’ 시리즈가 주를 이룬다. 전면에 한가득 꽃들이 만발한 꽃밭을 포진시키고, 그 너머로도 형형색색 점들의 각양각색 꽃밭이 이어진다. 그 사이로 움직임을 가진 모든 것은 가족 구성원이다. 부부와 아이들은 꽃에 물을 주거나 자전거와 그네를 타고 있다. 그 주변엔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여러 쌍의 새들은 쉴 새 없이 지저귀며 연신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 보다 더 행복한 풍경이 어디 있을까? 이곳이 곧 김덕기가 찾은 여주의 무릉도원인 셈이다.
김덕기의 그림들을 잘 살펴보면 비록 채색재료는 서양의 물감을 사용했지만, 그 근간은 지극히 한국화적이란 점을 눈치 챌 수 있다. 실제로 그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때문에 김 작가의 작품은 동양적인 미학코드로 읽을 때 더 편하고 매력적이다. 가령, 단순화된 색면으로 여백을 살린 가족시리즈는 ‘관념산수’로 비유할 수 있고, 원근법을 적절하게 살린 최근의 여행시리즈는 ‘실경산수’에 빗댈 수 있다. 그리고 풍경 속 인물을 아주 작게 표현했으면서도, 주변풍경의 정황으로 그 인물들의 감정까지 엿보이게 처리한 것은 전통 산수화 특유의 ‘점경인물(點景人物)’ 표현기법에서 차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모든 생명에는 뿌리가 있듯, 아무리 화려한 꽃이라도 되짚어보면 아주 작은 씨앗에서 출발했다. 그래서일까, 꽃으로 행복의 기운을 뿜어내는 김덕기 작가는 그림이 태어나는 과정을 ‘농부의 농사짓기’에 비유한다. 마른 땅을 윤택하게 일구어 씨앗을 뿌리 듯 그만의 ‘마음텃밭’에 생명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 황금빛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그림이 유독 싱싱한 생동의 기운이 넘치는 이유 역시 작가의 마음을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하지만 특별함의 단초를 품은 일상이 김덕기의 화폭과 만날 때,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어김없이 행복의 노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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